스무 살, 나에게 소주는 피 끓는 내 젊음에 끼얹는 휘발유와 같았다.
스물 다섯 살, 나에게 소주는 괴로운 일을 잠시 잊을 수 있게 해주는 망각 제와 같았다.
서른 살, 나에게 소주는 되는 일 없는 인생의 쓴맛과도 같았다.
서른 셋 지금, 나에게 소주는 이젠 익숙해진 오랜 친구와도 같다.
도수 25도의 소주를 드셔 보셨는가?
예전에는 너무 당연한 소주의 도수였건만 지금은 이쯤 되는 소주를 찾기 어렵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갈 때면, 화르륵 불길이 이는 것 같다.
미간이 절로 찌푸려지면서 나오는 “캬~” 소리. 이젠 득음의 경지다.
근데 득음의 경지에 올랐던 내 목이 요즘 도로 답답하게 막혀가고 있다.
캬- 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자연스레 캬- 하고 외치게 하는 소주가 없다.
이번에 처음처럼에서 시원하게 마시라고 쿨이란 이름의 소주가 나온다더라.
도수가… 16.8도란다. 미치고 환장하겠다.
아직 마셔보지 않아 뭐라 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19.5도 되야 소주라고 부르고, 소주라고 마실 수 있는 나로서는....
참.... 할 말이 없고 할 말이 많다.
도수의 다양화, 주류의 다양화 다 좋은데,
그래도 지킬 건 지키자. 16도가 뭐냐. 와인이랑 뭐가 다르지?
와인은 몸에도 좋고 맛있기라도 하다.
물론 비싸기도 하지만, 소주를 싼 맛에 먹는 이유가 뭔가?
싸게 빨리 취할 수 있기 때문 아닌가?
소주 잘 못 마시는 사람들을 위해 낮은 도수로 나오는 소주가 이제 대세가 되었단다.
소주는 도수 낮춰도 여전히 쓰다. 그러니까 소주다.
그냥 낮은 도수의 다른 술, 이를 테면 맥주를 마시는 게 더 낫지 않겠을까?
난 소심하니까…소심하게 혼자 중얼거려본다….;;;.
소주의 깊은 맛에 푹 빠져있는 나로선 참 달갑지 않는 소식.
고량주가 50도, 맥주가 4도 대에서 사랑 받듯이,
소주도 19.5도 대에서 사랑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처음처럼 쿨. 얼마나 쿨한 맛일지…
여름을 겨냥하여 나왔다면 여름 다~ 지나고 뭐 이런게 나오냐고 미친듯이 욕했겠지만,
부드러운 맛을 타이틀로 여성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출시됐다 하니 한번쯤은 그 맛을 봐볼까도 한다.
그래도 나에겐….소주의 미학은 19.5도!
펌질; http://blog.naver.com/glam269/110067843707 나의 사랑 소주.. 소주가 입의 씁쓸한 그 쓴맛때문에 먹었었는데.. 뭐랄까.. 지금 느끼고 있는 힘든거보다 더 쓴걸 마시고 지금은 괜찮다 위로받기.. 기쁠땐 이리 쓴것도 있는데 하면서 기쁜거 더욱 기뻐하기... 그래서 쓴 소주를 먹어온거 아닌가?? 낮은소주가 회식자리에서는 좋지만.. 그래도 너무 낮아지는거 너무하잖아..아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