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에 있어서 미국의 문화는 와인과 그렇게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이는 미국이 세계 3위의 생산국이면서도 와인 소비량에 있어서는 33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으로도 알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은 대개 소프트 드링크나 맥주 같은 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와인을 즐기는 부류는 그리 많지 않아서 1998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1%가 전체 와인의 88%를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와인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와인 소비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98년 현재 캘리포니아에 있는 와인 양조장(와이너리)의 수는 1965년에 비해 4배나 늘었다고 한다.
금주법(Prohibition)의 영향
대공황의 여파로 공포된 이른바 금주법(Prohibition)이 1920년 1월에 공포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알코올이 포함된 일체의 음료를 생산, 수송,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였다. 와인 없는 식사를 생각하기 어려웠던 유럽계의 이민자들은 설마 와인까지 만들지 못하도록 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었지만 예외는 인정되지 않았다. 1933년 12월까지 13년간 유지된 이 법 때문에 미국의 와인 역사는 치명적인 위기를 맞는다. 금주법 이전에 700개가 넘었던 와이너리 중에서 13년 후에 살아남은 곳은 140여개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들은 천주교나 유태교에서 사용하는 미사주, 의료용으로 인정되는 소량의 술, 그리고 가정용 밀주에 생산되는 원료를 은밀히 공급하는 것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이다. 13년의 금주법 기간은 미국의 와인 제조기술에도 큰 공백을 가져왔다. 로버트 몬다비나 줄리오 갈로 같은 유럽 원조의 전통 있는 와이너리 마저 와인 만드는 기술을 모두 잊어버려 다시 배워야만 했다고 한다.
금주법 시대의 밀조용 와인 원료 금주법이 적용되던 13년간은 주당들은 물론 와인을 생산하던 와이너리들에게도 인고의 세월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기나 긴 세월 동안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쳤는데 그 중 한가지가 가정에서 몰래 담궈지는 이른바 밀주의 원료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물론 생 포도로도 팔았지만 나중에는 가정에서 보다 쉽게 와인을 담글 수 있도록 필요한 원료들을 배합하여 벽돌 모양의 브릭(brick)으로 가공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이 와인용 브릭의 포장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경고: 이 브릭을 1갤런 짜리 용기에 넣고 물과 설탕을 첨가한 후 밀봉하여 1주일 또는 그 이상 방치할 경우 불법적인 알코올 음료가 만들어지므로 이러한 행동을 하지 말 것." |
와인에 관한 미국의 법률
금주법에 못지 않게 미국의 와인 업계를 위축시키는 것은 유럽과는 달리 알코올에 대해 혐오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국의 법률 시스템이다. 1989년에 제정된 법에 따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와인에는 알코올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만 한다. 물론 유럽에서 수입되는 와인에도 예외는 인정되지 않는다. 와인이 건강에 좋다고 믿는 유럽인들과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무식한(?) 조치이지만 법은 법이므로 아직도 이 규칙은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프랑스의 AOC 제도나 이탈리아의 DOC 제도처럼 미국에도 비슷한 법이 있다. 이른바 AVA (American Viticultural Areas)의 약자인 이 제도는 ATF (미국 총기 담배 무기국)에서 제정한 것으로 포도의 수확과 와인의 양조가 이루어지는 지역을 정의하고 그 지역의 이름을 라벨에 표기토록 의무화 한 것이다. 미국 와인의 라벨에 표시되어 있는 지역, 즉 Napa Valley, Sonoma Valley, Columbia Valley, Finger lakes 등은 모두 이 규정에 따라 표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AOC와 미국의 AVA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AOC는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을 정의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그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는 포도의 품종, 와인을 만드는 포도의 배합 등 구체적인 사항까지 규정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AVA는 지역만을 정의할 뿐 양조 업자가 어떤 종류의 포도를 재배하건, 그리고 어떤 포도를 어떻게 섞어 와인을 만들든 그런 것은 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럽의 와인은 지역마다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반면, 미국에서는 특정한 지역이라고 해서 반드시 어떤 특정한 와인 맛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AVA 또한 지역 구분 외에도 어느 정도 와인 제조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는 있으며 그 요점은 다음과 같다.
- 라벨에 특정 지역명을 표기할 경우 (예: Napa Valley)에는 그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를 85% 이상 사용하여야 한다.
- 원할 경우 라벨에 특정한 AVA 지명 대신에 카운티 명을 표시할 수 있다. (예: Sonoma Valley 대신 Sonomay County로 표기) 이 경우 해당 와인을 양조하는 포도의 75% 이상이 명시된 카운티에서 생산된 것이라야 한다.
- 라벨에 AVA 지명 대신 주(state) 이름을 표시할 수 있다. (예: California) 이 경우 해당 와인을 양조하는데 사용되는 포도의 75% 이상은 표기된 주에서 생산된 포도라야만 한다. 그러나 주 법률로 더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는 주들도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100% 캘리포니아 주에서 생산된 포도만을 사용하여야 하며, 텍사스 주는 85% 이상이 되어야 한다.
- 라벨에 와인을 만든 포도의 품종을 명시할 경우 (예: Chardonnay) 에는 적어도 75% 이상을 명시된 품종의 포도가 사용되어야 한다. 물론 이 규정도 주에 따라 더 강화될 수 있다.
- 라벨에 빈티지가 표시되는 경우에는 사용되는 포도의 95% 이상이 해당 빈티지에 수확된 것이라야 한다.
- 모든 와인의 라벨에는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과 아황산염(sulfite)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경고문을 부착하여야 한다.
미국 와인의 라벨
1) 양조업체(와이너리) 이름
2) 빈티지
3) AVA 규정에 의한 생산지 명
4) 포도 품종 (반드시 100%가 아닐 수도 있음)
5) 포도원(vineyard) 명
6) 생산자 명 (판매업체)
7) 알코올 함량 (% by volume)
캘리포니아 와인 개요
캘리포니아는 미국 와인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땅 덩어리가 광대하고 따라서 기후도 다양하므로 거의 모든 종류의 포도가 생산되고 있지만 주종은 프랑스 원산의 것이고 중부 지역에서는 일부 이탈리아 종자도 재배된다. 가장 많은 품종은 역시 샤도네이, 진판델, 카버네 소비뇽, 카버네 블랑, 멜로, 그리고 피노 누에의 6 종류이다. 풍부한 태양과 태평양을 끼고 있는 해양성 기후로 인해 어떤 종류의 포도이든 잘 자라며 잘 익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와인의 맛은 진하고 풍부하다.
프랑스 같은 유럽 국가에서는 기후가 대단히 중요한 변수이다. 특히 수확 직전의 시기에 내리는 비와 서리는 그 해의 와인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에서는 매년 기온의 변화가 극히 적다. 비와 서리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빈티지의 중요성이 유럽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별한 해를 제외하고는 항상 품질이 좋은 와인이 생산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캘리포니아라고 해서 매년 똑 같은 맛의 와인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빈티지의 차이는 기후 때문 이라기 보다는 다른 원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와인 시황이 좋은 해에는 양조 업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와인을 생산하려는 욕심에 모자라는 포도를 다른 지역에서 가져다가 와인을 만드는 경우가 생긴다. 미국 AVA 법은 대략 25% 정도 이상을 다른 지역의 포도로 충당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슈퍼마켓에서 생식용으로 팔리는 일반 포도를 섞어 와인을 만들기도 하며 이런 이유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지역)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지역은 대략 9개로 구분된다. 그러나 이 중에서 중요한 곳은 Nappa Valley, Sonoma Valley, 그리고 Central Coast 정도이다.
나파벨리(Napa Valley)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약 55마일 정도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며, 유명한 브랜드가 많이 생산되는 까닭에 캘리포니아 와인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은 경작 면적이 그리 넓지 않아 생산량에 있어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의 4% 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유명한 Robert Mondavi 와이너리의 주 근거지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나파 벨리 지역은 미국에서도 농지 땅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도 유명하다. 200년 통계로 포도 나무가 심어져 있는 위치가 괜찮은 포도밭이 1 에이커당 13만불이 넘는다고 한다. 나파벨리에서도 여러 종류의 포도가 재배되지만 가장 유명한 품종은 역시 카버네 소비뇽이며 따라서 생산되는 와인 또한 보르도 풍의 진한 와인이 대부분이다.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는 나파벨리와 샌프란시스코 사이에 위치한 지역으로 면적만으로 본다면 나파벨리의 2배에 달한다. 소노마 카운티 안에는 소노마 벨리 등 계곡 지역과 산악 지역 등 여러가지 지형이 존재하며 따라서 다양한 품종의 포도들이 재배되고 있다고 와인의 특성 또한 인근에 있는 나파벨리의 것과는 차이가 많다. 나파벨리의 대표 선수가 로버트 몬다비라면 소노마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는 역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갈로(Galo)이다.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는 산호세 인근으로부터 밑으로는 산타바바라 인근에 이르는 중서부 캘리포니아 해안 지역을 말한다. 지리적으로 광활한 만큼 다양한 종류의 포도가 재배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나파나 소노마에 비해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ttp://minihp.cyworld.com/24400616/225456387
와인은 미국이랑 멀다는 생각이 다 옛날말 같다
요즘은 미국와인도 인기가 많다더라.. 미국와인을 홍보많이하고 저렴하게 내놓았다는데
아주 알기 쉽게 정리 잘해 놨구나..특히나 캘리포니아 와인이 유명한가보다.
라벨도 읽기 쉽게 정리해 놓고.. 요즘은 탄산들어간 와인이.. 인기라던데.. 탄산들어간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 맛있는거 같다
마트에서 파는와인도 요즘은 잘나온다고 하는데 주말에 한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