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술]사케이야기.
예로부터 양조장에는 여성의 출입을 금했다. 쌀을 씻는 것부터 짜내는 과정에서조차도 여성 주조기술자가 없는 것은 술을 빚는 작업이 고된 중노동이기도 하지만 워낙 술 빚는 일 자체가 예민한 일이었기에 부정을 타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여성의 출입을 의도적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특히 술의 맛을 결정하는 코우지(누룩균)를 배양하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시대가 좋아졌고 취재진은 운이 좋았다. 때마침 코앞에서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으니. 코우지는 쌀의 전분을 당으로 만드는 누룩균을 말한다. 코우지를 배양하는 방은 한겨울에도 30℃이상의 온도를 유지한다.
배양실로 들어간 이즈미 씨의 이마에 채 1분도 되지 않아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균이 쌀에 골고루 배도록 쌀을 수십 번 뒤집었다 섞기를 반복하는 이즈미 씨의 단단한 팔은 육십이 넘은 나이지만 근육으로 단련되어 있다. 그의 두건이, 셔츠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수십 겹의 천과 비닐로 꽁꽁 싸매어진 이 쌀들은 이틀이 지나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마침, 코우지가 잘 배양된 쌀알을 맛볼 수 있었다. 몇 알을 집어 입 안에 털어놓고 꾹꾹 씹었더니 달착지근한 맛이 입 안을 뒹군다. “당연히 달지요. 이게 달지 않으면 술이 될 수 없거든요.” 지금 막 배양실에서 나온 이즈미 씨의 이마에 대롱대롱 맺힌 땀방울이 그대로 고드름이 되어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나다고고에서 만들어내는 술이 일본 전역에 출하되는 사케량의 30%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키쿠마사무네, 사쿠라마사무네, 하쿠츠루와 같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사케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술을 만들 수 없는 옛 양조 환경과는 달리, 발효에 적절한 온도와 시간을 기계로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나다는 일년 365일 술을 빚을 수 있게 되었다.
엄격한 위생 관리하에 운영되고 있는 하쿠츠루 양조장. 공장 내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생복과 위생캡을 쓰고, 에어샤워 과정을 거쳐야 한다. 주조 과정은 모두 기계화, 자동화되었다. 주조기술자들은 발효 상태와, 산도, 알코올 도수 등만 체크한다. 하루에 생산되는 술의 양은 자그마치 7만 리터. 한 사람이 하루에 2홉씩 마셔도 450년을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발효 과정을 거쳐 알코올이 된 원액이 걸러져 나오고 있었다. 가열, 여과, 숙성, 일정량의 물을 섞어 도수를 낮추는 후반 공정을 거치지 않은 원액은 효모가 살아 있어 술잔 아래 작은 탄산가스가 모여 있다.
“이 원액은 옛날 같으면 양조 장인들만 맛볼 수 있는 건데, 멀리서 오셨으니 어디 한번 맛이나 보슈.” 시판되는 청주와 달리 약간 노르스름한 빛깔을 띠는 원액을 시음잔에 받아 들고 코로, 입으로, 목으
로 찬찬히 넘긴다. 입 안으로 퍼지는 매운맛. 으아! 오늘도 걸쭉하게 취하겠다.
키쿠마사무네 주조기념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원에 술쌀을 씻던 작은 물레방아와 물을 긷던 우물이 있다. 국가 지정 유형 민속문화재로 등록된 양조 도구 등을 볼 수 있다. 무료 시음 가능. address 神戸市東灘区魚崎西町1-9-1
tel 078-854-1029 www.kikumasamune.co.jp biz hour 9:30~16:30 admission fee 무료
자료관 자체가 효고 현의 귀중 유형 민속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지하 구조의 구들터가 남아 있다. 공정 과정을 비디오로 시청할 수 있다. address 神戸市灘区大石南町1丁目29-1 tel 078-882-7788 www.sawanotsuru.co.jp/siryokan biz hour 10:00~16:00(수 휴무) admission fee 무료
이즈미유노스케 양조장
수제 양조 과정을 견학할 수 있다. 옛 정취가 물씬 나는 양조장은 NHK-TV 드라마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소량 생산되기 때문에 나다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술을 마실 수 있다. address 神戸市東灘区御影塚町1-2-7 tel 078-851-2722 www.nadaizumi.co.jp biz hour 09:00~17:00(주말 휴무) admission fee 무료
1 술 이름 2 사케 종류 3 알코올 도수 4 정미 배합 5 원재료 6 제조자 및 제조 장소 7 내용량 8 제조년일
사케酒는 술이라는 뜻의 일본어로, 크게 니혼슈日本酒와 쇼츄燒酒로 구분된다. 니혼슈는 쌀과 물을 누룩균을 이용해 발효시킨 청주이고, 쇼츄는 니혼슈를 증류시켜 만든 증류수다. 우리가 흔히 정종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일본술은 니혼슈를 말하며, 정종(正宗, 마사무네)이라는 말은 기쿠마사무네, 사쿠라마사무네 등의 특정 상표의 하나일 뿐이다. 우리가 술집에서 ‘진로 한 병 주세요, 산 주세요’ 하고 주문하던 것이 하나의 고유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니혼슈는 그 자체로 차갑게 또는 데워 마시지만, 쇼츄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 얼음을 넣어 마시거나 따뜻한 물을 넣어 희석해 마시는 게 보통이다.
1. 쥰마이純米라는 글자가 있는지 확인한다
니혼슈는 알코올의 첨가 여부에 따라 쥰마이슈(純米酒, 순미주)와 혼죠조슈(本釀造酒, 본양조주)로 나뉜다. 쌀과 누룩균만으로 만든 술을 쥰마이슈, 쥰마이슈에 양조 알코올을 첨가한 것을 혼죠조슈라고 한다. 준마이슈는 순수 쌀만 사용해 향이 깊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진짜 니혼슈를 느껴보고 싶거나 일본 사케를 처음 마셔보는 사람이라면 쥰마이라는 글자를 확인하고 선택한다.
2. 정미 비율을 확인할 것
쌀의 표층부에는 단백질과 지방분이 있어, 정미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술맛이 무거워지고 잡맛이 난다. 정미를 많이 하면 할수록 술의 향과 맛이 풍부해지고, 깔끔해지지만, 그만큼 생산되는 술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에 가격은 비싸진다. 정미 배합 70%라는 말은 쌀의 70% 이하만 남기고 정미했다는 의미로 긴죠슈(吟釀酒, 음양주)는 정미 배합 60% 이하, 다이긴죠(大吟釀酒, 대음양주)는 50% 이하를 규정하고 있다. 만약 라벨에 쥰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釀酒라고 쓰여 있다면 이는 50% 이상 정미한 쌀과 오직 누룩균으로만 빚어낸 술로 니혼슈 중에서 가장 등급이 높은 술이며, 맛과 향이 가장 섬세한 술이다. 비싸긴 하지만 실패가 없는 주문 방법이다.
쥰마이슈나 다이긴죠, 긴조슈이슈는 오렌지주스에 비할 수 있다. 맛이 부드러워 술을 잘 못 마시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으며, 차갑게 마시는 것이 정석이다. 반면에 혼죠조슈의 경우 홍차나 커피에 비할 수 있다. 맛이 남성적이고 매운맛이 강해 기호에 따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차갑게 마시거나 데워서 마실 수 있다.
이자카야에서 잔술을 주문하면 접시 위에 받친 빈 잔과 술을 병째 들고 와 보는 앞에서 따라주는데 이때 일본 손님들은 “코보레테, 코보레테(넘치게 넘치게)”를 외치며 잔이 넘치도록 따르는 것을 좋아한다. 술이 가득한 술잔은 손으로 들지 않고 ‘술을 맞으러 간다’는 의미로 잔에 입을 갖다 대고 7부 정도 남을 만큼만 마신 다음 접시에 넘쳐 흐른 술을 다시 잔에 따라 붓는다.
테이블에 놓인 잔에 입을 가져다 대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여성들은 애초에 넘치지 않게 따라 달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첨잔을 하지 않지만 일본의 경우 상대방의 잔이 비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한다. 첨잔은 ‘내가 당신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다.
1. 시음잔 바닥에 왜 파란색 원이 그려져 있나?
사케 시음가들이 사케의 등급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물론 맛과 향이 빠질 수 없지만 얼마나 맑게 걸러졌는가도 포함되어 있다. 바닥의 파란 줄과 하얀 줄은 사케의 투명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2. 양조장마다 문 앞에 걸려 있는 ‘스기다마’는 무엇을 의미하나?
스기다마杉玉는 삼나무 잎을 잘라서 구슬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술도가를 상징하는 간판 역할을 한다. 양조장은 술이 완성되면 ‘올해도 맛있는 술이 나왔습니다’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초록색 스기다마를 문에 걸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스기다마의 색이 발갛게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술이 숙성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3. 술쌀과 우리가 먹는 쌀은 어떻게 다른가?
좋은 술쌀은 일반 쌀에 비해 입자가 크고 쌀의 중심부에 전분이 많다. 키가 크고 알이 무거워 바람에 넘어지기 쉬운 술 쌀은 농사짓기가 까다롭다. 때문에 전문 농가와 계약을 맺어 쌀을 제공받으며 가격도 2배 정도 비싸다. 찰기가 없어 밥을 지어 먹기엔 맛이 없지만, 이것이 좋은 술쌀이다.
4. 바닥에 돌기가 있거나 구멍이 있는 잔은 불량?
불량품이 아니다. 베쿠하이可杯라고 하는 이 잔은 구멍이 뚫려 있거나 잔이 울퉁불퉁해 술잔을 다 비우기 전에는 테이블에 놓을 수 없도록 한 일종의 놀이용 잔이다. 한문에서 可는 문장의 밑(마지막)에 둘 수 없는 글자라는 의미에서 베쿠하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출 처 : 마이프라이데이
요즘 뜨는 사케 제대로 즐기는 법
일본식 청주인 ‘사케’가 급부상하고 있다. 상반기 사케 수입량이 작년에 비해 네 배 가까이 성장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사케를 마실 기회가 많아진 요즘이다. 그런데 이 술, 만만치가 않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술이니만큼 그 종류나 마시는 법 등이 와인 못지않게 발달되어 있는 것이다. 그만큼 알아야 더 즐길 수 있는 술이다.
고급 사케에는 와인처럼 일련번호와 함께 제조회사, 제조산지, 출하연도, 도수, 재료명 등을 표시하는 라벨이 붙어 있다. 따로 한글로 표기된 라벨이 붙어 있지 않은 이상, 일본어와 한자로 쓰인 라벨을 읽기는 쉽지 않지만, 조금만 눈을 부릅떠 보자. 사케와 친해질 수 있는 길이 그곳에 있다.
일단, 준마이(純米)인가를 살핀다 | 사케는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순수하게 쌀과 누룩만으로 발효시킨 술을 ‘준마이슈(純米酒)’라 하고, 여기에 제한된 양의 양조 알코올을 넣어 발효시킨 술을 ‘혼죠조(本釀造)’라고 하는 것. 대체로 준마이슈가 더 고급으로 여겨진다.
고급인가 살피는 기준, 정미율 | 다음은 정미율(쌀을 깎은 정도)을 살핀다. 사케의 등급은 정미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쌀을 절반 이상 깎아(정미율 50%) 만든 술을 최고 등급으로 친다. 준마이슈 타입의 최고급 술은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釀). 혼죠조 타입은 다이긴죠(大吟梁)다.
각 주조회사의 얼굴이며 대표 격인 준마이다이긴죠와 다이긴죠급은 최상품의 쌀을 이용해 혼신의 노력과 기술, 정성을 들여 빚어내므로 매우 고가다. 쌀을 40% 깎은(정미율 60%) 준마이슈 술은 준마이긴죠, 혼죠조 술은 긴죠다. 30% 이하로 깎은 술(정미율 70%)은 각각 준마이슈와 혼죠조라고 불린다.
알코올 도수를 확인해보자 | 사케는 알코올 도수가 그리 높은 술이 아니다. 보통 알코올 도수가 17도 이상이면 겐슈(原酒)라고 하여 물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청주이고, 15도 정도면 보통의 사케다.
마실 술의 맛을 짐작해보자 | 사케의 라벨에는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부호와 함께 숫자가 붙어 있는데, 이를 일본주도라고 한다. 일본주도란 술, 즉 니혼슈(日本酒)의 비중을 나타낸 것인데, 플러스 수치가 높으면 ‘가라구치(dry)’라고 해 맛이 쓴 편이고, 마이너스 수치가 높으면 ‘아마구치(sweet)’라고 해 단 편이다. 사케 초보자라면 -2 정도의 달콤한 맛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니혼슈의 맛은 산도나 알코올, 마실 때의 온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1과 +1을 비교해 어느 것이 더 드라이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함께 먹을 음식을 골라본다 | 사케와 함께 즐길 요리를 고를 때는 요리의 강도가 강한가 약한가, 뜨거운 요리인가 차가운 요리인가, 사시미와 같이 식재료 자체의 맛을 살린 것인가 아닌가를 본다. 사시미와 같이 조리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전하는 섬세한 음식에는 준마이다이긴죠나 준마이긴죠 등과 같이 깨끗하고 드라이한 맛의 사케가 좋고, 튀김이나 조림, 데리야키 등 열을 가한 음식(소스나 맛이 강한 음식)에는 긴죠나 혼죠조, 겐슈 등이 어울린다. 와인처럼 디저트 사케도 있는데, 그중에 ‘하나히토 하치넹 고슈’라는 긴죠는 아이스크림에 소스로 뿌려질 정도로 사랑받는 디저트용 사케다. 또한 사케를 마실 때는 점점 더 주도가 가라구치한 사케를 마시는 것이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출처 : @세계로~간다(http://goworld.tistory.com/266)]
얼마전에 마키노차야에 가서 먹었던 사케가 무엇인지 찾아보다가 사케에 대한 좋은 자료가 있길래 스크랩했다.
그 때 내가 마셨던 사케의 이름은 "월계관 준마이다이 긴죠"라고 한다.
순수 쌀로 만들어져서 달콤한 맛일 일품이라는~ 남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나는 남자 취급을 ㅋㅋ
이 글을 읽어보면 일본 사케, 즉 청주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들어 지는 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 술인 소주(정제주)와는 달리 쌀로 빚은 술이다.
차갑게 먹기도 하고 따뜻하게 먹기도 하는데 기호에 따라 다르다.
아직 나도 사케를 먹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주와 비교하면서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