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나의 옛 이야기
여성암 이젠 ‘관리’도 치료다
SUNNY'
2009. 3. 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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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갑상선암, 저기선 유방암….’
날로 급증하고 있는 유방암, 갑상선암 등 소위 여성 암이 여성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03~2005년 암발생률 통계’에 따르면, 여성 암 가운데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매년 평균 무려 25.5%와 6.8%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변화에 따른 몸의 균형이 깨진 데 따른 것이다. 정기검진을 받으면서도 여성들의 상당수는 여성 암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갖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제일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이 최근 각각 여성암 전문병원을 개원하면서 여성 암 진료와 치료가 보다 전문성을 갖게 됐다.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암의 현황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여성 암 급증 허와 실, 겁낼 일만은 아니다=10년 전만 해도 인구 10만명당 20명 수준이던 유방암 발병건수는 이제 50명 수준으로 크게 증가해 130명 수준의 서구를 추격하고 있다.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은 10%에 불과하며 서구식 식생활, 만혼 추세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여성호르몬 중 유방암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에스트론(E1)은 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결혼과 임신, 수유를 하지 않을 때,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을 때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요즘 일반인들이 더 겁을 먹고 있는 것은 갑상선암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2001년 여성 암 7위에서 2005년부터 1위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갑상선은 목 한가운데 볼록하게 튀어나온 물렁뼈(갑상연골) 아래에 나비가 양쪽 날개를 편 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남성보다 발생빈도가 5배가량 높아 여성호르몬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그러나 갑상선암의 경우 통계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외과의 이해경 교수는 “갑상선암의 빈도 증가는 초음파 검사가 대중화하고 검사 수준이 발전한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해경 교수는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아 직장 검진에서까지 굳이 초음파로 갑상선암을 검사할 필요는 없으며, 조기검진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고 조언했다.
▶여성 암 걸리기 전 예방, 수술 후 관리가 중요=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환경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식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고칼로리, 인스턴트 음식을 삼가고 야채, 과일 위주의 균형식을 해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유방암 억제에 효과가 있는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E2), 에스트리올(E3)이 활성화된다. 면역기능도 좋아진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장 문병인 교수는 “운동으로 유방암 재발률을 15%나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 생활,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면역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수술과 항암치료 후에는 5년간 타녹시펜 등 항호르몬제를 복용하게 된다. 6개월마다 한 번씩 추적검사를 받고 5년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10년이 지나면 비로소 완치 판정을 받는다. 문 교수는 “약물 치료는 폐경 상태를 유도하므로 홍조, 골다공증, 불면증 등 전형적인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예방 때와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생활이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의 경우는 ‘거북이암’으로 불릴 만큼 진행이 늦어 수술 예후가 좋기 때문에 예방보다는 관리가 더 중요시된다. 물론 규칙적인 생활은 갑상선암 발병률도 낮춘다. 수술 뒤에는 우리 몸에서 나오는 갑상선호르몬을 대신할 동일 성분의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 문 교수는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요드치료식으로 미역ㆍ다시마ㆍ김 등 요드가 많이 든 음식을 먹어선 안 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달간 요드 치료 후 먹어도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세밀해진 검진, 작아진 수술흉터=유방암에 대한 공포를 키우는 것 중 하나는 정기적인 검진 시기를 비켜가 암이 발생하고 자란다는 간격암(interval cancer)의 존재다. 아무리 검진을 잘 받아도 소용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은 간격암 중 상당수도 검진상 발견해내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결국 더 미세한 병변도 잡아내는 검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최근 여성 암 전문병원들은 이런 요구에 발맞춰 더욱 진보한 진단 장비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과거 감별이 불가능했던 3~5㎜ 병변도 발견할 수 있다. 이대병원, 제일병원, 명지대의대, 인하대의대 등이 보유하고 있는 ‘유방감마스캔’은 기존 초음파검사와 병행할 때 암 진단율이 더욱 높아지는 첨단 장비다. 갑상선암 검진은 유방암 초음파검사의 발달로 덩달아 좋아졌다. 과거 발견이 어렵던 갑상선암 초기 1㎝ 미만의 미세유두상 갑상선암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수술 자체도 기능과 미용 양면에서 크게 진보했다. 가급적 원형을 유지하고 최소 부위만을 절개한다. 지난 2000년 한국유방학회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수술 중 27%만 유방 모양을 유지하는 유방보존술을 썼지만 이제는 오히려 유방절제술보다 더 많은 50~60%가 유방보존술을 쓴다. 과거 유방암 수술 시 항상 동반하던 림프절절제술도 이제는 필수사항이 아니다. 감시림프절절제술이 대신 쓰인다. 문병인 교수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전이 가능성이 있는 림프절을 떼어서 전이가 발견되지 않으면 림프절절제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림프절을 보존할 경우 미용적 측면은 물론, 유방암 수술의 큰 부작용 중 하나인 림프 부종이나 어깨관절 구축증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 수술의 경우도 내시경갑상선절제술을 쓰면 갑상선이 있는 목 부분을 직접 절개하지 않고 겨드랑이나 유두 쪽으로 절개해 들어가므로 수술 흉터가 작고 잘 눈에 띄지 않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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