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나의 옛 이야기
사상의학, 유전자 연구로 입증한다
SUNNY'
2009. 4. 27.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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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약이라도 사람마다 듣는 정도가 다르다. 가령 '이레사'라는 폐암 치료제는 서양인보다 동양인, 그중에서도 비흡연자에게 효과가 높다. 감기와 천식 치료용 한약재인 마황도 어떤 환자에게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어떤 환자는 두통과 복통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체질이 다른 데서 기인한 일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4일 오전 10시~오후 6시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원 대강당에서 '체질의학 국제심포지엄'을 연다. 여기에선 개인 특성에 따라 약 처방과 치료를 달리해야 한다는 한의학의 사상(四象)의학을 현대 과학으로 입증한 사례들이 잇따라 발표된다.
사상의학은 조선 말 함흥 출신의 의학자 이제마(李濟馬)가 창안했다. 사람의 체질을 크게 태양(太陽)·태음(太陰)·소양(少陽)·소음(少陰)으로 나누어 처방과 치료를 달리하는 한의학이다. 체질은 맥과 안면의 형태, 음성·골격, 피부의 색과 감촉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분류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이런 것들을 자동 측정할 수 있는 시험용 기기를 이미 개발했다. 체질에 맞지 않는 약을 쓰면 약효를 보기보다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한의학연구원의 연구팀은 비만 유전자로 널리 알려진 'FTO'가 사상의학의 4대 체질 중 어떤 체질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가를 확인해 봤다. 그 결과 태음인에게는 비만의 위험을 높이지만 다른 체질에는 그 영향이 미미했다.
이와 함께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에 관련된 IL6R이라는 유전자가 체질과 연관성이 높다는 것도 확인했다. 가령 태음인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많이 앓는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태음인의 체질에 관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또 마황이 체질에 따라 왜 약효가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유전적으로 입증하려는 연구도 한창이다.
한의학연구원 체질의학연구본부의 김종열 박사 연구에 따르면 팔물군자탕·보중익기탕 등 소음인 처방 약을 태음인이나 소양인이 복용하면 열이 많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또 형방지황탕·육미지황탕 등 소양인 처방 약을 태음인과 소음인이 취하면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겪었다.
김 박사는 “한의학을 현대 과학으로 입증하고, 재해석·개선하는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다. 유전공학·양의학·한의학·생명공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힘을 합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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